내가 지금 하나TV를 보지 않는 이유

2008. 2. 27. 22:42IT.Finance.BIO_Trend/AV.가상현실.Game

나는 하나포스 초고속인터넷+하나폰 결합상품 유저다.
그런데, 하나TV 무료체험 행사에 가입해서 1달 동안 체험하고 해지시켜 버렸다.

물론 하나TV 프로그램 편성과 콘텐츠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하나TV 콘텐츠와 프로그램 편성은 썩 훌륭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TV가 캐치프레이즈처럼 '내맘대로 즐기는 하나TV'가 아니라는데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내 경우 문제는 초고속 인터넷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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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가 하나포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도무지 자기네 VOD 서비스를 즐길만큼 속도가 안 나오니 하나TV를 '내맘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나는 아파트에 산다. 느린 속도가 당연시되는 단독/연립주택이 아니다.
비록 재건축 정비지구에 둘러싸인 1동짜리 아파트지만, 그래도 명색이 아파트다.

당연히 하나로에 문의했다. 왜 속도가 이것밖에 안나오냐고.
광랜으로 바꿔줘야지 하나TV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랬더니, 연락이 왔다. 비록 구구절절이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핵심은 우리 아파트는 광랜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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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하나포스 광랜이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까지 보급된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던 때여서
기가 막힌 내가 재차 따져 물으니, 하여간 사정이 그러니 우리 아파트에 광랜 지원은 어렵겠다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우리 아파트에 문제가 있었다면,
'에이 어쩔 수 없지' 하고 체념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당시 우리 아파트 게시판엔 하나로텔레콤의 경쟁사인 KT 메가패스 광랜 서비스나
LG파워콤 광랜 서비스가 우리 아파트에 들어오고 있다는 광고지가 눈앞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래서, 썩 잘 돌아가지 않는 하나TV를 보면서 괜히 열 받을 것 없다 싶어
하나TV 3달 무료 체험행사를 끝으로 하나TV와는 작별을 고했다.

IPTV에 관심이 많아서 이 블로그를 통해 한창 IPTV 관련 콘텐츠를 수집하고
분석/정리하고 있던 시절이어서 IPTV 체험 면에서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렇지만, 고객의 불만사항을 그런 식으로 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하나로텔레콤의 둔감한 서비스 마인드에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내가 하나로 결함상품 이용자이기 때문에 그런지 그 후로도
하나TV 체험 및 가입권유 전화가 많이 왔지만 모두 물리칠 수 있었다.
자기네 인터넷 속도가 안 나온다는데 지들이 어쩔거냐.

그런데, 요즘 하나로텔레콤 사이트에 보면 하나TV 시즌2 광고를 한다.
사실 궁금하다. 다시 한번 가입해서 어떻게 변신했나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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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하나TV 무료체험 행사를 하면서
우리집 3사람이 즐거웠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간이 최소한 하나TV를 즐길만한 속도가 되는 시간대에는
기껏 17"도 안되는 좁은 PC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보다 나았다.

29" TV 모니터를 통해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도 마음껏 볼 수 있었고,
아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내가 좋아하는 성인 콘텐츠도 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다. ㅋ ~

그렇지만 결국은 느려터진 하나포스 초고속인터넷 속도 때문에
결국 열불 터뜨리다가 해약하고 말 것을 알기에 하나TV의 유혹에 계속 눈 감기로 했다.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를 통해 정말 IPTV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고자 한다면,
타 초고속 인터넷 망을 통한 하나TV 서비스야 어쩔수 없다고 쳐도
자기네 인터넷 망이라도 하나TV를 제대로 즐길수 있을 만큼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금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하나TV 시즌2, 그 놀라운 변신' 광고는
하나포스 인터넷 속도의 대대적인 변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요즘 KT에서 홍보하고 있는 '光나는 페스티벌' 광고에 십분 공감이 간다.
정말이다. 100% 光 아니면 반쪽밖에 즐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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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메가TV의 콘텐츠나 프로그램 편성은 경험해 보지 않아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어쨋든 광고대로만 된다면 적어도 인터넷 속도 때문에 메가TV보는 것이 답답하진 않을 것이다.

혹자는 그럼 메가TV-메가패스로 바꿔 타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초고속인터넷 회사들이 가입자유치 경쟁으로 소위 경쟁사 해지 보조금도 주는데,
차라리 이번 기회에 바꿔보는게 어떻겠냐고 주문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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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KT로 갈아 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안타깝게도 난 하나로텔레콤과 3년 약정을 했다.
그놈의 위약금 때문에 해지하지 않고 내 성질 꾹 누르며 잘 참고 있다.

2006년 7월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개통했으니
올 7월이면 2년이고, 늦어도 내년 7~8월이면 이 약정도 끝난다.

그때쯤이면 지리멸렬하게 진행되던 IPTV 서비스도
프리 IPTV 시대를 넘어서 본격적인 IPTV 본 방송 시대가 열릴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메가TV의 이 광고가 여전히 유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직은 어느 TV가 본격적인 IPTV 전쟁에서 승리할지 모르지만,
잊지 말아야될 진실은 'IPTV는 인터넷 속도가 기본'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그리고, 요즘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봉'이 아니다.
내가 지금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에 하나TV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도 영영 하나TV를 보지 않겠는다는 그런 뜻은 결코 아니다.

물론 하나로텔레콤의 멍청한 서비스 정책에 화도 나고
약정한 기간이 차면 바로 해지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콘텐츠 확보와 기술적 노하우에 있어서는 하나TV가 여전히 최고다.

혹 단지 인터넷 속도 때문에 불편해서 KT로 갈아탄다고 해도
메가패스와 메가TV 서비스에는 단점이 전혀 존재하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다는 기사는 내게
혹 하나로의 엉터리 고객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을까 싶어 반가운 소식이다.

OK! SK 라는 SK텔레콤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가 하나로텔레콤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하나로텔레콤도 진정한 고객 감동을 실천할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그때쯤이면 하나TV도 다시 한번 가입해볼 만큼 나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