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웹개발 프로젝트 귀항을 즈음하여(1)

2011. 12. 13. 20:57Portfolio/Web, App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랜 정규직 생활을 뒤로 하고 프로젝트 계약직 웹기획자의 길에 들어 서게 되었다. 다양한 중소기업 환경에서 정규/비정규직 신분으로 소규모 웹 프로젝트 기획과 관리는 많이 추진해 보았지만, SI 업체를 통해 프로젝트 수행 계약을 맺고 엔터프라이즈 웹 개발 환경을 경험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오래전부터 눈여겨 봐두었던 디자인나인(www.designnine.co.kr)이라는 인력 중개업체를 통해 RS라는 공공 SI 전문 업체를 소개받았고, 처음에는 RS 담당 직원과 함께 교대 근처로 가서 건강보험심사원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현장 PM을 만나 면접을 보았다. 현장 PM은 삼성SDS사람이었고, 수석보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두려움과 설레임이 가득한 첫 면접은 떨어지고 말았다. 담당 PM이 내 경험 부족을 이유로 퇴짜를 놓았던 것이다. 실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결과였는데, RS에서 다시 내게 연락이 와서 이번에는 RS 본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자기들도 내가 퇴짜 맡은 프로젝트를 그만뒀다는 소식과 함께.

거기서 RS 영업팀장과 면접을 보고 5.5개월간의 삼성SDS 프로젝트에 투입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강행군했던 5.3개월간의 프로젝트가 이달 말을 종점으로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고 하고 있다.

사실 SI PM 초짜라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내가 이런 직무를 맡고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자체 검증을 하는 그런 기회였다. 나를 믿고 발탁한 RS뿐만 아니라, 나를 현장관리자로 세워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이끌어 내고자 한 삼성SDS에서도 인정받는 그런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그동안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해 왔다. 

비록 이번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PM은 삼성SDS 담당 책임이었지만, 나도 또한 웹기획자요 RS를 대표하는 현장관리자로 위임을 받고 PM을 겸임하면서 9명의 팀원들과 함께 이런 엔터프라이즈 규모의 프로젝트를 2개나 기획, 관리 수행해온 결과 원래 계획된 일정 안에 개발을 끝마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 

물론 2개 프로젝트 가운데 1개 프로젝트가 아직까지 끈질긴 여운을 남기면서 개발 마무리 결함 수정 및 개선 작업 관리 건으로 나를 계속 압박하고 있지만, 개성 강한 팀원들의 협력과 리앙 본사의 적절한 지원으로 몇 번의 고비를 잘 넘기고 이제 진짜 프로젝트 종료를 전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쾌하다.

이제 정말 며칠 안 남았다. 지난 몇 주간에 걸쳐 우리 팀원들을 긴장시키며 야근과 주말근무까지 불사하게 만들었던 삼성 공식 Test가 오늘로 끝났고, 지난주부터 계속된 화면 리뷰 결과 발견된 결함 수정과 UX개선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번주 목,금요일에 예정된 Full Test에 대응하고, 산출물 마감에도 좀더 신경 쓴다면 다음주 목,금요일에 예정된 개발 종료 보고까지 Happy하게 잘 Ending 맺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 자신이 얻게된 가장 큰 소득은 무엇보다도 엔터프라이즈 웹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UI기획 업무를 전담하여 양대 프로젝트 관련 스토리보드(User Interface Storyboard)를 작성해서 우리 팀원들은 물론 SDS 웹개발 전문가와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그 내용을 감리 받으면서 얻게 된 자신감이다.  

또한 현장관리자요 RS를 대표하는 PM으로서 고급 개발자 3명, 중급 개발자 2명, 초급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 퍼블리셔 1명에 이르는 적지 않는 규모의 프로젝트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호흡을 맞추며 이번 프로젝트가 무난하게 잘 끝마칠 수 있도록 협업해 온 것도 결코 작지 않은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체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리더인 삼성 SDS 담당 책임과 각 프로젝트 담당 선임, 그리고 SDS 고객사 직원들과 만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현안에 대해 적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면서 고객사의 임직원 및 조직문화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낮지 않은 보안의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고객의 사업장과 관련 사이트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기도하고 노력한 결과, 나를 투입한 RS 본사 대표와 영업팀장으로부터 이번 개발 프로젝트의 내년 운영PM 제의도 받게 되었고, 까다로운 SDS와 고객사 담당자들에게도 나름 인정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 대단원을 앞둔 이 시점에 와서는 초기에 SI 초짜 PM이라고 나를 애먹이곤 하던 자부심 강한 우리 팀원들에게서도 작지 않은 지지와 협력을 받게 될 수 있어서 진정으로 감사하다. 유감스럽게도 조건이 맞지 않아 RS 본사와 연장 계약 체결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프로젝트 투입 초기에 나 자신에게 다짐하고 기도한 바는 이룬 듯 해서 감사하다.

비록 아직 SI 프로젝트의 꽃인 공공기관 프로젝트도 경험해 보지 못했고, 다른 SI 베테랑 기획자나 개발자 출신 PM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그게 뭐 어떤가? 어떤 사람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니...

이제 나는 다른 프로젝트에 향하는 배를 탈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2등 항해사일 뿐이다. 그것으로 감사하고 이 다음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두번째 멋진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꼭 멋진 선장이 될 그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서.